오늘 방송 녹화를 마치고 점심 후 찾은 작은 카페에서의 일상을 올려본다. 장명로3 이라는 이름의 카페. 동네 어디에나 있을 법한 사이즈의 작은 카페였다. 얼마나 작은지는 맨 아래 사진을 참고하기 바란다. 외관을 찍지 못해 지도 사이트를 이용했다. 카페의 한쪽 벽은 테이블들이 벽을 따라 이어져 있었다. 반대편의 절반은 주방이 차지했고, 나머지 절반은 아래 사진처럼 아기자기한 소품들, 나머지는 테이블 몇개로 세팅되어 있었다. 소품? 처음 두들형님에게 보인 모습은 소품들 이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니 방금전 누군가가 손을 댔던 흔적들이 역역했다.
함께 한 PD님이 사장님과 커피의 산도에 대해 몇 마디 주고 받더니 익숙한 듯 듣고 싶은 곡이 있다며 신청했다. 그리고 사장님은 저 LP 중 하나를 꺼내들더니 그 곡을 틀어주었다. 카페나 음식점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은 고객을 위한것이 아니라 일하는 이들을 위한 것이라는 두들형님만의 확고한 논리가 다시금 확인 되는 순간이었다. 앨범 대부분이 재즈앨범이었다. 사장님은 재즈에 상당한 관심과 애정이 녹아져 있었고 그것은 커피에 대한 관심과 사랑 만큼 커 보였다. 이 카페에서 음악을 신청하는 사람은 커피와 재즈 둘 다를 사랑하는 사람일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이런 곳이 있구나 하며 카페 한 쪽 벽을 차지하고 있던 액자들과 음반들, 스피커 들을 세심하게 뜯어 보고 사진도 몇 장 찍었다. 책 몇 권과 카세트 테이프들, 그리고 헤드폰으로 들을 수 있도록 작은 카세트가 준비되어 있었다. 조촐하지만 꽤 괜찮은 음악 감상실이 준비되어 있었다.
한 발 물러서서 전체를 보았는데 예뻤다. 구도를 참 잘 잡았네 하며 보았는데 의도적이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예쁘게 보이려고 위치를 정하거나 나열해 놓은 것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 저렇게 놓고 쓰다보니 이리 옮겨지고 저리 옮겨지고 했을 것이고, 한 쪽에 모이게 되었을 것이며, 누군가가 다시 놓으면서 잡힌 자리였을 거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책은 책 대로 잦은 손길이 닿았음이 느껴졌고, 카세트 테이프도, LP판도 자연스럽게 아래의 사진처럼 멈춘 상태였다.

이만한 놀이터가 있을까? 두들형님의 라이프 스타일로 봤을때 이곳은 최고의 놀이터이자 음악실이며 꽤 괜찮은 카페임이 틀림없다. 시간이 좀 지났다. 선곡한 곡이 끝나고 트랙에 따라 다음 곡들이 순차적으로 흘러 나왔다. 앨범이라는 것이 주는 독특한 매력은 다음 곡이 정해져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LP 판은 다 돌았고 재즈에 대한 이야기와 깊은 풍미의 커피도 바닥을 보였다. 그리곤 자리에서 일어섰다. 잠깐 스쳐 지나가는 카페라고 하기엔 참 많은 것을 담고 있는 공간이었다. 오늘 밤 작업 땐 재즈 앨범 몇 장 준비해야겠다.

전라남도 순천시 중앙로 66 / cafe 장명로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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